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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building, 210 빌딩
  • info

    위치: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종류: 상업시설

    상태: 완공

    대지면적: 약 190㎡

    건축면적: 약 110㎡

    연면적: 약 380㎡

  • description

    범어동은 예전부터 대구에서 ‘잘사는 동네’ 였다. 근래에 무차별적인 개발이 진행되며 고층 주상복합과 고급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대지는 대로변에서 한 블럭 들어와 새로 생긴 거대한 아파트단지를 마주하고 있다. 전면에 아파트단지 입구의 이면도로를 면하고 있고 뒤쪽으로 단층 양옥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거단지를 등지고 있었다. 새로 지어질 건물은 아파트단지의 압도적인 스케일이 주는 이질감에 맞서서 뒤쪽의 단독주택들을 지키며 서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건축주는 임대를 위한 근린생활시설 용도의 건물을 지으면서도 용적률에 얽매이지 않았고, 주변과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을 원했다. 오히려 가능한 주차대수에 맞춰서 건물의 용적을 줄이자는 아이디어를 먼저 꺼냈고, 최상층의 임대면적이 작아져도 루프탑에서 내려다보이는 중정을 만들자는 우리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전면 커튼월의 다섯가닥 얇은 파이프 루버의 직경을 10mm에서 8mm로 줄일 것을 먼저 고민하고 요청했다. 건축주의 호응은 설계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두려움없이 가능하게 했다. 임대공간은 임차인에 따라 항상 성격이 변할 수 있는, 그래서 오히려 무취의 공간이다, 반대로 임대공간으로 접근하는 계단은 이 집의 성격을 보여주면서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좁은 정면에서 출발한 콘크리트 튜브가 건물을 감아 올라와서 다시 정면에서 최상층에 도달하는 직통계단의 경로는 엘리베이터 홀과 층마다 만나지 못한다. 이 직통계단은 ‘수직의’ 동선이 아니어서 비효율적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계단 튜브의 처음부터 끝까지 끊어지지 않고 가늘게 찢어져 있는 틈은 바깥 공기의 온도를 느끼도록 하고, 날씨에 따라 다른 빛으로 내부의 조도를 바꿀 것이다. 건물을 찾아온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보다는 계단을 통해 건물을 오르내리는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아마도 이 건물에는 집의 색에 맞는 임차인이 입주할 것이다. 임대수익은 건축주에게 중요한 부분이고 면적이 임대료를 좌우하지만, 좋은 공간은 몇 평쯤의 면적 차이를 뛰어넘는 매력을 가진다고 믿는다.